▲ 유세자씨(오른쪽)와 이정현씨(가운데)가 클래스메이트인 닉 스콜보로(왼쪽)의 괴물 얼굴 분장을 손질하고 있다.
할리웃서 선진기술 배우는 유세자·이정현씨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과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외계인도 우리 손을 거치면 현실이 됩니다”
‘시네마 메이컵 스쿨’의 유일한 한국 학생인 유세자(35)씨와 이정현(24)씨는 한국 특수분장업계의 파이어니어다.
연극영화과 외래교수로, 서양화를 전공한 미술학도로 자신들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이들은 낙후된 한국 내 특수분장업계를 발전시켜 보겠다는 꿈을 갖고 업계의 문을 두드렸다.
특수효과와 특수분장이 영화의 백미로 평가받고 있는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 워’가 700만 관객을 향해 순항중이고 미녀 배우 김아중의 뚱보 분장이 화제가 됐던 ‘미녀가 괴로워’도 600만명 이상의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이러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한인 감독이 한인 배우들과 함께 한국에서 촬영한 영화의 특수분장은 외국인 스태프들이 맡을 수밖에 없는 현실은 이들을 할리웃으로 불러들였다.
서경대에서 연극영화과 외래교수로 재직 중인 유씨는 “수년간 무대분장과 메이컵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특수분장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한국에서 히트 치는 영화들이 특수분장을 위해 많은 비용을 해외에 지불하는 것을 보고 유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강단에 서 보니 미국의 선진기술을 한국학생들에게 전수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서경대에 작업실을 차리고 특수분장 전문 스태프를 양성할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무대 분장으로 잔뼈가 굵은 유씨와는 달리 이씨는 얼마 전까지는 순수 미술가였다.
2006년 동덕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길에 오른 이씨는 “영화에서 보던 특수분장 기술을 실제로 경험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늘고 있다”며 즐거워했다.
그는 “한국은 아직 기술이 부족해 최첨단 기술과 재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졸업하면 한국으로 돌아가 한국 영화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심민규 기자, LA한국일보, 2007-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