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메이크업의 세계화에 앞장서겠습니다”
메이크업아티스트협회로 명칭 변경…국내 기술 해외 전파 주력
“메이크업은 단순 화장이 아니라 신체를 대상으로 하는 디자인”

지난 2001년 8월 문화관광부로부터 사단법인 설립을 인가받은 한국분장예술인협회가 지난 7일부터 협회 명칭을 (사)코리아메이크업아티스트협회로 변경하고 국내 메이크업아티스트들을 대표하는 단체로 거듭날 것을 천명했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를 비롯한 전세계에 국내 메이크업 산업의 위상을 널리 알리고 한국의 메이크업 기술과 문화를 전파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또한 메이크업아티스트들이 신체에 디자인을 하는 예술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일에도 발벗고 나섰다.
신단주 회장을 만나 협회가 올해 진행할 사업과 나아갈 방향, 그리고 뷰티 산업 전반에 불고 있는 국가 자격증 도입 등에 대해 일문일답을 나눴다.
* 협회 명칭을 (사)코리아메이크업아티스트협회로 바꾸셨는데 이렇게 바꾸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지난 2006년 문화관광부로부터 협회명을 영문으로는 Korea Makeup Artist Association으로 표기하도록 허가를 받았습니다. 명칭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는 이 영문 명칭을 한글로 표기하겠다는 겁니다. 그동안 한국분장예술인협회라는 명칭으로 인해 우리 협회를 특수분장이나 무대분장의 영역에만 국한돼 있는 단체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어 이같은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줄여서 사용할 때도 메이크업아티스트협회로 표기토록 해 우리 협회가 진정으로 메이크업아티스트들을 위한 협회임을 대내외에 알리고자 한 것입니다.
* 외국에선 분장의 영역에 모든 메이크업 분야가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명칭 변경은 그런 의미가 담겨 있는 것입니까?
한문으로 표기할 때 한국분장예술인협회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한문을 사용하는 국가들은 분장의 의미가 메이크업의 모든 영역을 포괄한다는 의미로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수분장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 헐리우드에서도 무대분장은 스테이지 메이크업이라고 부릅니다. 방송이나 영화분장은 필름 메이크업이라고 부릅니다. 또 메이크업에는 이와는 별도의 뷰티 메이크업이 포함되지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분장이라고 하면 무대분장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는 한창 메이크업을 공부하는 젊은이들에게도 좋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문화관광부에 사단법인을 신청할 당시 메이크업아티스트라는 명칭을 넣고자 했는데 당시엔 사용할 수 없다고 해서 할 수 없이 분장예술인이라고 표기했던 것입니다.
* 명칭 변경에서부터 세계화에 한발 앞서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협회의 올해 사업계획도 세계화를 위한 여러 가지 일들을 계획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어떻게 수립하셨습니까?
세계화와 홍보 강화가 올해 사업계획의 주요 골자입니다. 세계화를 위해선 명실상부한 국제대회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인터내셔널아트페어를 올해부터는 이틀간 진행해 더욱 활성화시킬 계획입니다. 오는 10월 23일과 24일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진행합니다.
국제사업으로 경진대회를 통해 외국인들이 한국의 문화를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아트페어 기간 동안 대회에 참여하는 외국인들은 버스 투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뷰티산업에선 이제 우리나라가 중심 국가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가 한류를 타고 아시아의 뷰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으며 이제 기술면에서는 외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만큼 우수한 테크닉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국내 고교생과 대학생, 일반인 등의 잠재력있는 인재발굴을 위한 대회인 무한도전은 지난해 부산대회를 기점으로 지방에서도 개최토록 할 예정입니다. 광주와 부산, 대전 등 지방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전문적인 메이크업아티스트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도록 할 것입니다.
* 이렇게 성장한 메이크업 분야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메이크업에도 국가 자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는?
현재 미용 관련 법규 어디에도 메이크업이라는 단어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다만 공중위생관리법에 미용업이란 ‘얼굴의 손질 및 화장을 행하는 영업’이라고 나와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 화장이 메이크업 전체를 가리킨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과대해석이라고 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메이크업은 뷰티 메이크업과 스테이지 메이크업 등으로 나눠집니다. 그런데 단지 뷰티 메이크업 만을 위한 법과 제도가 만들어진다는 것에는 찬성할 수 없습니다.
* 그렇다면 다른 대안이 있으십니까?
지난해 남경필 국회의원이 발의한 디자인기본법이 오히려 우리 메이크업아티스트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입니다. 이에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화장품법은 화장품을 제조하는 사람들을 위한 법이고, 메이크업아티스트는 그 화장품으로 신체에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메이크업아티스트들의 소관부처도 당연히 위생 문제를 다루는 복지부가 아닌 예술 분야를 다루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이것은 각 대학의 학과명을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과거 미용학과가 지금은 뷰티디자인과, 뷰티아트과, 미용예술과 등으로 개설되고 있습니다. 계열도 보건위생이 아닌 예체능계열이거나 아트디자인 계열입니다. 따라서 메이크업아티스트에 대한 제도는 색상, 디자인, 조형 등과 함께 디자인에 대한 것으로 묶여져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지금은 영역 다툼을 할 때가 아닙니다. 지금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는 모든 정부 부처에서 메이크업 산업의 잠재력을 인정해 행정적으로 뒷받침하고 모든 메이크업 산업 관련자들이 협력해 우리 메이크업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데 힘써야 할 때이지 메이크업이 복지부 영역이니, 문화관광부 영역이니를 놓고 다툴 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희 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메이크업에 대한 것을 비롯해 우리 문화를 접하고 배우고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우리 메이크업아티스트가 외국에 나가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중국이나 동남아에 우리 메이크업 기술을 전파하면 그 재료인 화장품의 수출도 활성화됩니다.
* 현재 메이크업의 국가 자격증은 따로 개설할 필요가 없다는 뜻인가요?
지금은 메이크업 국가 자격을 마련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국가 자격증도 해야 할 적당한 시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피부미용의 경우는 이미 오래전에 국가자격증이 필요한 시기를 넘어섰지요. 거리에 나가보면 피부미용실이 정말 많지 않습니까?
반면에 메이크업숍은 강남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습니다. 메이크업아티스트들이 일할 곳이 없는데 자격제도만 만들어서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무엇보다 메이크업아티스트들의 실력향상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국가자격증이 되기 위해선 절차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자격기본법을 보면 자격증은 국가고시를 통한 자격증이 있고 국가에서 공인해주는 민간자격증, 누구나 임의대로 발급하는 민간자격증의 세가지가 있습니다. 국가자격제도를 마련하기 이전에 각 단체들이 발급하는 뷰티 관련 민간자격을 국가로부터 공인받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국가공인 민간자격증은 국가에서 인정받은 단체에서 공정하게 시험을 치룬 결과를 직업능력개발원에서 심사해 국가공인으로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국가공인 민간자격은 정부에서 50%를 관리하고 나머지는 국가공인을 받은 민간자격 주관 단체에서 관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정착된 이후에 국가고시를 통한 국가자격제도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코리아메이크업아티스트협회는 메이크업 단체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7년째 매년 직업능력개발원에 모든 수험자와 시험내용, 결과 등을 보고하고 있으며 직업능력개발원은 지난해부터 등록된 단체들을 심사하고 있습니다.
코리아메이크업아티스트협회는 앞으로도 메이크업아티스트들의 대표 단체로서 산업의 발전과 권익 보호에 앞장설 것입니다.
사진 강경태 기자
심재영 기자 jysim@
[기사입력 : 2009-02-11 18:29:09]